'소확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1.08 감정과잉
  2. 2018.06.22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1
ID
posted by 별진 2019. 1. 8. 23:50

#1
종종 감정 과잉상태를 겪는다. 
어제는 학교에서, 오늘은 법당에서 그랬다. 사이버상에서도 자주 그런다.

예전에는 진심을 다했을때 그게 돌아오지 않으면 맘이 상했다. 지금은 돌아오건 말건 그냥 진심으로 한다. 가끔 어리석게 보일 때가 있고 감정에 치우친게 아닐까 하지만 그 순간에는 그게 나다. 딴 맘이 있을땐 잘 돌아오지 않더니, 그저 나에게 충실한 것이 나에게 돌아올 때가 있다.


'진심'이란 단어에 '다했다'는 표현을 쓰는건 '진심'은 조금만 쓸수 없어서 소진해서 전부 '다'할 수 밖에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만으로도 맘 따뜻한 인연도 자꾸 생긴다. 함께할 수 있고, 잘 쓰일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연말이다. 나중에 갱년기가 오면 우울보다 감동과잉을 겪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2
지난 주말 아들이 같이 가준 동작 구름까페. 
커피 이천원. 맥주 와인 안주 다양하게 있음. 군고구마는 있지만 사발면은 못봤음. 루프탑 전망 좋음. 다양한 연령의 문학동네 책 다량 구비됨. 담번엔 노을까페로 갈 예정. 한강야경 즐기기.


#3
일상이 소확행.
집에서 따끈한 저녁밥 먹으면서 맛있다, 행복하다 한다. 꼬박꼬박 집에 와 가방던지고 똥싸러 가는 아이가 매일 반갑다. 불끄고 이불덮고 누워있어도 참 좋다.


#동작구름까페 
#포동한손등 #부끄러서손가락은하나만 #포동할때맘껏안아주기

이미지: 밤, 다리, 실외 물
이미지: 실내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ID
posted by 별진 2018. 6. 22. 21:39

 

#오늘도_소확행

지하철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위아래 양복을 맞춰 입고, 중절모를 쓰신 할아버지가 내 옆에 앉으시더니 부채질을 하신다. "글을 읽고 있으니 내가 부채 부쳐주는 거야" 하신다. 괜찮다고 하니 그냥 부채질 하면서 같이 바람 보내는 거라 하신다. 대나무로 된 부채살을 펼쳐 보이시면서 씌여있는 글귀를 읽어주신다. 

"一(일체유심조)"

모든 것이 마음먹기 달렸다는 뜻이란다. 자신과 동갑인 조카가 고향에 있는 대나무로 부채살을 만들고 글도 써서 준 거라 하신다. 내리실 때는 본인 나이가 여든여덟인데 중매해달라고 웃으시며 내리신다. 

예전에는 낯선 사람, 낯선 상황이 싫었는데 요즘은 싫지 않다. 마음이 좋다. 그야말로 "일체유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