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별진 2019. 4. 26. 01:00

#국화와칼 

#13계단 #스포있습니다

 

일본의 기무, 기리, 온 등은 우리말로 하면 의무, 신세, 은혜 정도가 될꺼다. 한국의 정서와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다.

 

<13계단>을 보면서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이 궁금해져 함께 읽었다. 역시 함께가 아니면 읽기 어려웠을 책이다. 다 읽고나니 <13계단>의 주인공과 그 여자친구, 주변인물들의 사고와 행동이 모두 이해된다. 주인공은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보다 나의 기리가 훼손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복수를 마치 정의실현인 것으로 생각한듯 하다. 이것은 작가의 사상이고, 일본인의 사상이다.

 

'인'이 빠진 유교사상, 절제를 위한 수행, 목숨보다 중요한 기리. 지배층의 필요에 의해 편리하게 각색된 사상들. 작은 일이라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거기에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 자기절제를 미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일본인이다. 그래서 자기 계급에 충실하여 계급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가 일본이다. 나보다 그 자리를 중요하게 여기므로 자리에 만족하고 충성하는 반면, 어떤 사상으로 이용하기도 쉽다. 

 

'명예'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긴 일본인들이 어찌 그리 조선을 잔인하게 다루었을까? '나쁘다'보다 '다르다'고 생각한다지만, 나쁘게 바라보고 싶다. 특히, <13계단>에서 주인공이 정의롭게 그려진 것이 '공감'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기리' 즉 자신의 명예에 기반한 것이라 생각하면 어이없다. 

 

그들의 국민성으로는 자신들의 정의가 '전쟁'이라고 여겨진다면, 지배계급이 그렇게 여기도록 한다면, 언제든지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일본의 젊은이들은 많이 다르다고 하니 현대판 <국화와 칼>도 있으면 좋겠다. 미국인이 아닌 동양인, 혹은 한국인이 우리 정서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2차대전 끝 무렵 '일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의 목적으로 일본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여성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쓴 책이다. 무려 70년전의 책이다. 70년 전 서양과 동양에서의 여성의 지위 차이가 새삼 느껴진다. 

아래 기사는 흥미로워서 적어봅니다.

 

[주간조선 2446호, 2017.02.27]

[물음을 찾아 떠나는 고전 여행] 국화와 칼

 

히로히토는 왜 처벌되지 않았을까?

 

삼일절이다. 또다시 일본을 생각해 본다. 모든 전쟁에서 패전국의 수뇌는 가혹한 처벌을 면치 못하게 마련이다. 2차대전의 원흉인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자살 또는 타살로 생을 마감했다. 반면 히로히토(裕仁)는 개인적 안전뿐만 아니라 대대손손 영속까지 보장되었다.

 

이처럼 승전국인 미국은 그를 단순한 전범으로 처분하지 않고 ‘특별한’ 존재로 처우했다. 당시 이러한 미국 측 대응과 판단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진 고전이 있다. 바로 루스 베네딕트(1887~1948)의 ‘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1946)이다.

 

중략

 

우리는 일본이 진솔한 반성을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들은 역사와 선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온’을 망각하고 ‘기리’을 저버리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 비추어, 위안부 문제만 해도 우리의 대응이 얼마나 어설픈지 알 수 있다. 그것은 섣불리 외교 현안으로 삼을 일이 아니다. 더구나 단숨에 해결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단언컨대 지일(知日)이 없으면 극일(克日)도 없다. ‘국화와 칼’이야말로 더없이 좋은 지일 교과서이다.

 

#역사는반복된다니_두렵습니다

#수행은_그런게아냐 #공감하는_한국인

#나쁘다말고_다르다 #머리보다_가슴으로

#용기내어_올려봅니다.

 

ID
posted by 별진 2019. 3. 13. 19:29

#우리는자란다


자려고 눕길래 하고싶은 말이 있어 따라 들어갔다. 
"공부하는 이유"


어제 남편과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사명감'이란 단어에 깨장에서의 벅찬 감동이 떠올랐다. 나에게 다른 삶을 살게 해준 고향이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 단지 먹고살기 위함이 아닌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함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자'로 시작했으나 발전으로 인한 빈부격차, 고령화, 저출산부터 무기발명으로 인한 대학살, 히틀러와 2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졌다. 단어만 나열해놓으면 그럴싸한 토론를 한 것 같지만 지극히 초딩다운 발상에서 출발한다. 초딩은 오늘 중1 되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아이 말대로 플라스틱 먹는 미생물 개발이나 썩는 플라스틱 개발처럼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분리수거 캠페인의 시민운동이나 아예 플라스틱을 규제하는 제도로써 접근할 수도 있다. 문제들을 해결하고 좀 더 나은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고 이를 위해 우리는 공부한다... 라고 우겨보았다. 이미 세상에 쓴맛을 여러모로 겪었는지 사람들은 발전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공부해서 발전하는것이 유해하다는 것이 아이의 주장이다. 나는 다시, 세상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 살만한 세상인건 분명 다함께 잘살기 위해 애쓰는 좋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라고 우겼다.


다행히 여기까지 하고 좀 자자고 짜능내줘서 생각이 많구나, 기특하다는 둥, 엄마도 너만할 때 조선시대가 낫다며 너처럼 생각했던거 같다는 둥 토닥이고 나왔다.


이야기한다는 것이 가르치려했으니 이미 시작부터 대화라고 할만한 것이 아니었던걸까. 그저 먹고 살기 위함보다 다른 무언가가 가슴속에 있길 바란다. 어쩌면 자식 공부 잘해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는 지극히 저만 생각하는 어미욕심일 것이다. 또 잘 먹고 잘 살되, 이것이 네 마음에 조금이라도 짐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더 커다란 욕심도 있다. 그저 네 한 몸, 사람들속에서 소박하게 살만하고 작은 것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성질내지 않고 차분히 듣고 토닥여주기까지 한 나를 매우 매우 매우 칭찬한다. 우리는 잘 가고 있다.


#칭찬해칭찬해
#저는겨우텀블러씁니다
#플라스틱쓰레기는_우주적문제에요 
#미세먼지는_태양계문제일까요


ID
posted by 별진 2019. 2. 28. 23:33

#우리는자란다


#1
겨울방학에 가고싶어하던 일본 먹방여행을 엄마랑 둘이 다녀왔다. 아이가 찾은 맛집을 구글맵에 표시해두어서 엄마는 먹을 걱정은 없었다. 마지막날 나라공원에서 공항버스탈때까지 아이는 계속 사슴안고 다니고 나는 옆에서 사진만 찍었다. 예전같으면 짜증 100만배, 성질내기 970만번이었을텐데, '얘는 정말 동물을 사랑하는구나'하고 지켜볼수 있는게 감사했다.


일본은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여행다니기 좋게 잘 되어있고, 자기들 고유의 문화를 곳곳에 잘 살려놓아 특색있고 보기 좋았다. 우리나라도 이정도 관광객이 오면 먹고 살만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목포 옛건물 사는데 무슨 투기를 생각하겠나, 이렇게 멋지게 살리면 좋겠다, 사명감이나 애정이란 이런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예전에 1박2일 목포여행을 했는데, 그때 목포근대역사관이 참 좋았다. 입구에서 해설가 선생님이 친절하고 간략하게 목포의 역사를 설명해주셔서 더 인상깊었다. '미스터선샤인'에 나올법한 건물이어서 일제강점기 소설책을 보면 이 건물이 생각난다. 초등저학년 아이도 신기해하며 다녔다. 구 시가지 옛건물에는 일제만행을 보여주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차마 아이와 함께 보기 어려운 사진들이 많았다. 전쟁의 참상을, 나는 이 사진들로 인해 현실적으로 상상할수 있게 되었다. 구시가지는 한적했지만 현대건축물과는 다른 옛건물들의 무게감과 세월의 흔적이 아름다웠다. 인천 차이나타운보다 거리는 짧지만 더 '깊은'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오사카성을 구경할때 아이는 손가락엿을 날린다며 불끈쥐고 다녀서 말리느라 애썼다. 우리는 그들 땅에 와있고 그들의 잘잘못을 떠나 예의를 지키자 여러번 설명해야 했다. 여튼 지방도시까지 지하철 잘 되어있고 구 시가지가 살아있으며 새건물들도 관광객이 볼만하니 과연 선진국이구나 한다.


욕심많은 엄마 봐주느라 고생한 아들이 고마운 여행이었다. 너 많이 컸구나. 그런데 이런 배려는 엄마한테만 하고 너를 먼저 생각하렴. ㅋ


#2
겨울방학 어느 날, 그냥 바다가 보고 싶어서 인천으로 달렸다. 둘이서 노을보고 칼국수 한그릇 먹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 먼 바다보다 파도치고 바람부는 바다가 더 낫다는데 공감했다.


#3
명절풍경.
일년에 며칠 못보지만 두살터울 사촌동생이랑 내복바람으로 신나게 노는구나. 어미 잔소리는 끝이 없지만 너는 더 못놀아 안달인게 다행이다.


#4
지금 여기.
커피한잔 할 수 있어서 참 좋고,
지인의 따뜻한 문자에 감사하고,
이렇게 방학을 기록할 수 있어 여유롭다.


#겨울방학
#일본과목포 #인천앞바다노을 
#명절에엄마는허리가아프다 #그래도너는놀아라
#지금도자란다


#커피한잔의여유


  #명절에엄마는허리가아프다 #그래도너는놀아라


#하루카스빌딩야경


#인천앞바다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