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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진 2019.03.13 19:29

#우리는자란다


자려고 눕길래 하고싶은 말이 있어 따라 들어갔다. 
"공부하는 이유"


어제 남편과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사명감'이란 단어에 깨장에서의 벅찬 감동이 떠올랐다. 나에게 다른 삶을 살게 해준 고향이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 단지 먹고살기 위함이 아닌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함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자'로 시작했으나 발전으로 인한 빈부격차, 고령화, 저출산부터 무기발명으로 인한 대학살, 히틀러와 2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졌다. 단어만 나열해놓으면 그럴싸한 토론를 한 것 같지만 지극히 초딩다운 발상에서 출발한다. 초딩은 오늘 중1 되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아이 말대로 플라스틱 먹는 미생물 개발이나 썩는 플라스틱 개발처럼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분리수거 캠페인의 시민운동이나 아예 플라스틱을 규제하는 제도로써 접근할 수도 있다. 문제들을 해결하고 좀 더 나은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고 이를 위해 우리는 공부한다... 라고 우겨보았다. 이미 세상에 쓴맛을 여러모로 겪었는지 사람들은 발전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공부해서 발전하는것이 유해하다는 것이 아이의 주장이다. 나는 다시, 세상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 살만한 세상인건 분명 다함께 잘살기 위해 애쓰는 좋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라고 우겼다.


다행히 여기까지 하고 좀 자자고 짜능내줘서 생각이 많구나, 기특하다는 둥, 엄마도 너만할 때 조선시대가 낫다며 너처럼 생각했던거 같다는 둥 토닥이고 나왔다.


이야기한다는 것이 가르치려했으니 이미 시작부터 대화라고 할만한 것이 아니었던걸까. 그저 먹고 살기 위함보다 다른 무언가가 가슴속에 있길 바란다. 어쩌면 자식 공부 잘해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는 지극히 저만 생각하는 어미욕심일 것이다. 또 잘 먹고 잘 살되, 이것이 네 마음에 조금이라도 짐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더 커다란 욕심도 있다. 그저 네 한 몸, 사람들속에서 소박하게 살만하고 작은 것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성질내지 않고 차분히 듣고 토닥여주기까지 한 나를 매우 매우 매우 칭찬한다. 우리는 잘 가고 있다.


#칭찬해칭찬해
#저는겨우텀블러씁니다
#플라스틱쓰레기는_우주적문제에요 
#미세먼지는_태양계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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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진 2019.02.28 23:33

#우리는자란다


#1
겨울방학에 가고싶어하던 일본 먹방여행을 엄마랑 둘이 다녀왔다. 아이가 찾은 맛집을 구글맵에 표시해두어서 엄마는 먹을 걱정은 없었다. 마지막날 나라공원에서 공항버스탈때까지 아이는 계속 사슴안고 다니고 나는 옆에서 사진만 찍었다. 예전같으면 짜증 100만배, 성질내기 970만번이었을텐데, '얘는 정말 동물을 사랑하는구나'하고 지켜볼수 있는게 감사했다.


일본은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여행다니기 좋게 잘 되어있고, 자기들 고유의 문화를 곳곳에 잘 살려놓아 특색있고 보기 좋았다. 우리나라도 이정도 관광객이 오면 먹고 살만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목포 옛건물 사는데 무슨 투기를 생각하겠나, 이렇게 멋지게 살리면 좋겠다, 사명감이나 애정이란 이런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예전에 1박2일 목포여행을 했는데, 그때 목포근대역사관이 참 좋았다. 입구에서 해설가 선생님이 친절하고 간략하게 목포의 역사를 설명해주셔서 더 인상깊었다. '미스터선샤인'에 나올법한 건물이어서 일제강점기 소설책을 보면 이 건물이 생각난다. 초등저학년 아이도 신기해하며 다녔다. 구 시가지 옛건물에는 일제만행을 보여주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차마 아이와 함께 보기 어려운 사진들이 많았다. 전쟁의 참상을, 나는 이 사진들로 인해 현실적으로 상상할수 있게 되었다. 구시가지는 한적했지만 현대건축물과는 다른 옛건물들의 무게감과 세월의 흔적이 아름다웠다. 인천 차이나타운보다 거리는 짧지만 더 '깊은'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오사카성을 구경할때 아이는 손가락엿을 날린다며 불끈쥐고 다녀서 말리느라 애썼다. 우리는 그들 땅에 와있고 그들의 잘잘못을 떠나 예의를 지키자 여러번 설명해야 했다. 여튼 지방도시까지 지하철 잘 되어있고 구 시가지가 살아있으며 새건물들도 관광객이 볼만하니 과연 선진국이구나 한다.


욕심많은 엄마 봐주느라 고생한 아들이 고마운 여행이었다. 너 많이 컸구나. 그런데 이런 배려는 엄마한테만 하고 너를 먼저 생각하렴. ㅋ


#2
겨울방학 어느 날, 그냥 바다가 보고 싶어서 인천으로 달렸다. 둘이서 노을보고 칼국수 한그릇 먹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 먼 바다보다 파도치고 바람부는 바다가 더 낫다는데 공감했다.


#3
명절풍경.
일년에 며칠 못보지만 두살터울 사촌동생이랑 내복바람으로 신나게 노는구나. 어미 잔소리는 끝이 없지만 너는 더 못놀아 안달인게 다행이다.


#4
지금 여기.
커피한잔 할 수 있어서 참 좋고,
지인의 따뜻한 문자에 감사하고,
이렇게 방학을 기록할 수 있어 여유롭다.


#겨울방학
#일본과목포 #인천앞바다노을 
#명절에엄마는허리가아프다 #그래도너는놀아라
#지금도자란다


#커피한잔의여유


  #명절에엄마는허리가아프다 #그래도너는놀아라


#하루카스빌딩야경


#인천앞바다노을 


posted by 별진 2019.01.08 23:53

혼자서는 보지 못했을 책이다.지인의 뽐뿌질이 아니었으면 완독하지 못했을 것이다. 완독하지 못했으면 감동도 없었을 것이다.


"그 어느 것도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은 없었다. 그 모든 일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짜여진 운명에 상응하는 것이었으며, 에스테반 가르시아도 그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거칠고 삐뚤어진 부분이었지만, 그 어느 것도 괜히 존재하는 것은 없었다. "


"인생은 너무 짧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버려서 우리는 사건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관망하지 못한다고 내가 썼고 , 그녀도 그렇게 썼다.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 "


단어들의 깊이가 우주같이 느껴진다. 수백년을 살아온 단어들의 연륜이 와닿는다. 우리근대사와 비슷한 칠레의 역사를 통해 저마다의 상황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모두 이해가 되는 책이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작가는 삶과 시대를 통찰한듯 하다. 작가들은 모두 천재인가보다. 이분은 거기에 영혼을 더했다.


#영혼의집 #이사벨아옌데
#이것은스포입니다 #연기법입니다 #재미도있어요
#고독을이해하게됩니다 #미국은이해하기어렵습니다
#알수록감동이커집니다 #삶을관망할수있을까요
#방학이라너무좋아요

이미지: 사람 1명, 실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