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가설'에 해당되는 글 2건
- 2018.07.18 [영화] 케빈에 대하여
- 2017.02.25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 수 클리볼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나누어주고 발신추적전화기를 달아주고 심지어 꽃을 심어주는 이웃들과 직장동료들이었다. 타인에게 간섭하지 않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사건당사자의 부모라도 객관화 할수 있는 이성을 발휘하게 하고 배려하게 하는 힘이 될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나는 어떤 이웃인가 반성도 했다. 미국사회에서 이웃간의 교류가 우리나라보다 더 가족적이고 따뜻하지 않나 생각되기도 한다. 이런 배려와 자살방지센터 같은 시스템은 참 부러웠다.
읽으면서 이제 친구관계를 많이 맺기 시작한 아들이 걱정되기도 했다. 중학교 시절 거절하지 못한 친구의 제안때문에 상처입은 적이 있는데, 이런 우유부단함을 닮아서 힘들까 걱정되었다. 딜런이 에릭의 전화에 엄마핑계를 댔던 점, 에릭의 분노, 하지만 나중엔 잘 지냈고 친구들도 많았는데 세상 어느 부모들이 문제를 알 수 있었을까? 마지막에 설교하기 보다 귀를 기울였더라면 좋았겠다는 글이 가슴을 울린다.
뇌의 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알았고 그들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었다. 일상적인 나의 편견들도 돌아보았다. 직업, 맞벌이, 이웃들, 친구들, 어른들, 종교 등에 대한 단편적인 부분만으로 수많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글쓴이가 끊임없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위로하는 마음은 정말이지 존경스럽다.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들안으로 직장으로 여러센터 속으로 들어가 고군분투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딜런과 더불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그녀의 정신력은 정말 경이로웠다.
책 뒷부분에 설교보다 귀를 기울였더라면, 감정을 달래기 보다 인정해주었더라면, 걱정된다고 끈덕지게 말하고, 다 버리고 아이에게 집중했더라면 하는 지은이의 말이 참 가슴 아프다. 오늘도 설교를 수없이 한 내 모습이 한심했다. 귀 기울이고 감정을 인정해주기만 해도 아이는 훨씬 편안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