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이인성의 소설 제목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에서 차용.
네이버 '오늘의 문학' 에 소개된 글이다
황인숙의 "강"
토로하고 싶은 심정, 저 비통한 심정이 느껴진다
내가 혹은 우리가 일상에서 가끔 느끼는 저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심정
아... 공감 백배다
저런 시가 있었다니!
지금은 진정되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지만
어느 날 내가 또 저 아래로 가라앉을 때 읽으면
저 아래를 맘껏 휘저으며 다닐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