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별진 2018. 5. 24. 09:41

힐링책인줄 알았다. 목차만으로도 책이되고, 제도와 정치는 생활이라는 것을 알게하는 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
  •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 한다.
  • 사회적 고통을 사회적으로 치유하려면 
  •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함께 그 비를 맞아야 한다
  •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


저자의 깊은 고민과 성찰, 솔직함에 감동이다. '이상한 정상가족'에 이어 나의 불안감의 근원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속시원하기도 한 책이다. 기득권자 중에도 쏟아지는 비를 함께 맞아주는 이가 있다니 희망을 갖게 한다. 크던 작던, 탄탄하던 느슨하던 지금 내 주변의 공동체,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챙겨야겠다. 그리고 삶을 즐기자.

p.15 

사회적 폭력에 노출된 약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적절한 언어를 가지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차별을 경험해도, 과연 자신의 경험이 차별이었는지 판단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p.21
차별을 경험하는 것Experienced discrimination, 그 경험을 차별이라고 인지하는 것Perceived discrimination, 그 인지한 차별을 보고하는 것Reported discrimination을 구분해야 한다

p. 131
* 전공의의 과로에 대해서 연구한 것을 보면서, 지역적으로 강남3구와 타 지역 주민들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서 연구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특히 초등고학년과 고등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심리상태는 어떻게 다를지 조사해보면 흥미롭겠다 싶다. 아이 연령대와 관계없이 어린이집부터 대학입학때 까지 학령기의 아이를 둔 가정은 모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듯 하다. 아이가 공부를 잘 해야 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텐데, 엄청난 교육비를 계속 감당할 수 있어야 할텐데 하는 불안감이다. '이상한 정상가족'에서 봤듯이 어느 것이던 한번 삐끗하면 모든 가족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사회 안전망은 없다. 

* 전공의 A가 자살하고 유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는 이야기에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게 병원에 소송을 할 만한 것인지 판단하지 못했을 것이고,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꺼다. 귀책사유는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환경이, 그 사회의 분위기가 이의를 제기할 만하지 않다면 그 귀책사유는 개인보다는 첫째로 시스템에 있는 것이다. 약자로서 해내야 하는 지루한 싸움에 지레 겁먹었을 거고, 두려워했을 꺼다. 이기리라는 의욕을 불사르지도 못했을 거고,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부터 했을거다. 


p.167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에 대하여

* 나의 경우 트라우마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최근까지는 내 안에서 해석되고 재생산되어 과대망상적 피해의식으로 있다가, 최근 미투나 <며느리 사표>등 여러 사회 분위기 덕분에 조금씩 밖으로 노출되고 있는 듯 하다. 

* 정신적 스트레스, 트라우마에 대하여 약물치료, 인지치료등은 사건의 원인과 경로를 파헤치고 돌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이는 내면으로 더욱 감추는 결과를 만들어 유발인자가 나타나면 폭발할 수 있는 것이다. 

p.225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요"

p.265
내가 속한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줄 수 있다는 확신,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함께 해줄 것이라는 확신은 기꺼이 힘겨운 삶을 꾸려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